오늘은 어디로 가볼까?
집사람이 칠곡 동화사를 가보잔다.
그러지 뭐...
하다가 한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팔공산 갓바위도 근처에 있으니 같이 가보자 했다.
주섬주섬 배낭을 꾸리고 길을 나서고...
차창 밖으로 수많은 차량들이 쏟아져 나와 어디론지 질주해 몰려들 간다.
갈 곳이 있다는 것, 누군가 만날 사람이 있다는 거는 정말 행복한 것이다.
한낮의 태양이 산 넘어가면 나무 그늘 밑으로 새들이 집을 찾아 돌아가고
거리의 푸른 가로등 밑으로 사람들은 부산하게 집으로들 돌아간다.
쉴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아무런 생각도 하지않고 그냥 스치는 풍경을 바라다 본다.
무의식의 세계,
마르틴 부버의 '나'는 '너'로 인해 '나'가 된다 라는 글귀가 생각나고...
팔공산 갓바위로 가기로 결정
더할 수 없이 좋은 가을 날씨다.
마음이 한 없이 평화로워진다.
팔공산 등산로는 여러군데에 나 있는데 갓바위 지구에서 출발했다.
대구지역 많은 사람들이 이 산을 즐겨 찾는 모양이다.
많은 사람들이 같이 산을 오르고...
계단을 한참 올라가다 보니 어는 덧 정상이다.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주시는 갓바위 약사여래불께 기도를 올려 보세요.
한 방울씩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
당신의 소원은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라는 글귀가 보인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을 까?
모퉁이를 돌아서자 정말 숨이 탁 멎어버릴 것 같은 근엄함으로 약사여래블이 앉아 계셨다.
오래전에 한 번 팔공산에 올라 뵈온 적이 있었지만 이번 느낌은 전혀 다르게 다가오고...
근심 걱정을 모두 나에게 다 말해 보거라
내 다 들어주마..
하는 표정이시다.
집 사람과 같이 예를 갖추고...
집사람은 108배를 했다.
양초를 사가지고 약사여래불께 정성껏 공양 올리고 ...
현경이 이번 수능시험에 그동안 공부한 실력 100%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 염원했다.
인상 좋은 여자보살께서 스님이 직접 써셨다는 부적을 한 장주셨다.
잘 간직하다 며칠 후 현경이 한테 주었다.
올라갔던 길로 다시 내려오는 발걸음이 무척 가볍다.
마음도 가볍고..
집사람 왼쪽 볼이 조금 볼록하다.
왜 그럴까요?
약사여래불께 공양올린 사탕을 몇개 주셔서 씹고 있는 중...
가정이란 ?
따뜻한 밥이 있는 곳, 깨끗한 옷이 있는 곳, 아늑한 불빛이 있는 곳, 사랑하는 사람이 잇는 곳,
그리고 쉴 수 있는 곳.....
잘 못해도 서로 서로 감싸 주는 그런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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