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봄 바람에 몸이 으시시하다.
어제 마신 술 때문인가 ?
아니, <만추> 때문이다.
"오랜만이에요"
2년간의 수감 생활을 더 마치고 휴게소를 찾은 '만추' 여주인공 탕 웨이의 독백을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끝이 난다.
김태용 감독은 〈만추〉는 '마음을 여는 그 순간'에 대한 영화다. 라고 말한다.
- 여기서 다시 만날까요? 당신 나오는 날에...-
수인번호 2537번 애나(탕 웨이), 7년 째 수감 중으로 어머니의 죽음을 맞아 3일 간의 휴가를 받아 나온다.
장례식에 가기 위해 시애틀 행 버스를 타게되고 무언가에 쫓기듯 차에 탄 남자 주인공 훈(현빈)이 차비를 빌리면서
이 영화는 시작된다.
"나랑 만나서 즐겁지 않은 손님은 처음이니까, 할인해 줄게요. 오늘 하루"
훈은 돈을 갚고 찾아가겠다며 억지로 시계를 채워주지만 애나는 퉁명스럽게 대한다.
영화를 보다가 화들 짝 놀랐다.
'시애틀' 인 것이다.
- 시애틀 갔을 때 타고 다녔던 2층버스 -
1년전 미국 방문 때 들린 시애틀의 'FARMERS MARKET' 시애틀 곳곳...
그리고 여유로움이 서린 해변가가 화면 가득 비쳐지고 있었다.
- '애나'와 '훈'이 데이트 하던 농부들 마켓 -
언제 비가 올지 모르고 늘 짙게 깔려 있는 안개의 도시 시애틀,
'만추'는 그 안개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 시애틀 스타벅스 1호점 앞에서 찍은 사진 -
3일의 짦은 만남, 그러나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랑, 특별한 로맨스
시애틀 Duck Bus기사는 이야기 한다.
"즐기세요. 마음을 열고 지금 사랑하라고..."
<만추> 는 큰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은 여자 애나와 남자 훈의 이야기다.
- 그냥 바라만 봐도 편안함이 느껴지던 시애틀 해변가 -
원치 않던 누군가가 자신의 삶으로 들어오려 할 때 쳐내는 무심함과 차가움에서 감정이 무언인가를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었다.
-탕웨의의 트레이드 마크, 트렌치 코트 -
"영화 어땠나요?"
관객 반응이 어떨지 궁금해 젊은 여성 두명이 보고 나오길래 느낌을 물었다.
" 재미하나도 없어요. 지루해 죽는 줄 알았네"
물어본 내가 바보지...
관객들의 반응이 극과 극을 간다.
어차피 감상은 보는 사람의 몫인 것을....
더 성숙해 진 배우 탕웨이가 만들어낸 또 한 명의 '애나'가 던지는 감동....
<만추>의 감동이 이 봄, 오래 갈 것 같다.
시애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