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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심리

타조처럼 하지말자

 

“여러분은 어떨 때 ‘내가 좀 잘 사는 구나’ 아니 ‘이 정도로 살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드세요?”

지난 학기 중 교수님께서 불쑥 던지신 말이다,

어쩌다 아내랑 백화점을 가도 명품관은 그냥 슬쩍 지나치고

옷이 마음에 들어도 가격표부터 훑어보는 게 습관처럼 되어 있어서인지 머뭇거렸다.

 

교수님은 이런 저런 일로 신세 진 동료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러 서울 연희동 근처 맛 집을 가게 되면

어김없이 하는 행동이 있단다.

가격표,

메뉴판 우측의 가격표에 자꾸만 시선이 간단다.

“자, 먹고 싶은 거 주문들 하세요.” 호기롭게 애기하지만 가격표 곱하기 인원수가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맴돈다고 하셨다.

그럴 때마다 ’아, 가격 신경 쓰지 않고 식사할 정도만 되면 좋겠다. ‘ 라는 생각이 든단다.

고개가 끄덕여 졌다.

 

금년 6월 30일 자로 정년퇴직을 하고 7월부터 연금 수급자가 되었다.

봉급 날짜가 매월 20일에서 25일로 변경된 것부터 좀 언짢다.

알고는 있었지만 오늘 아침 공단에서 메일로 날아온 7월 명세표에 기분이 우울해졌다.

지난 달 보다 거의 1/3수준,

한숨이 절로 난다.

 

선배들은 퇴직 후에 주위의 경•조사 소식이 제일 겁난다고 했다.

좀 친분이 있다 싶으면 십 만 원 이상은 해야 체면이 서는 데 십 만원 씩 하다보면 살림이 안 된단다.

’오 만원만 할까, 십 만원은 해야 되는데...‘ 오만 원 권 한 장을 넣었다 뺐다 를 반복 한단다.

이제 그것이 나의 현실이 되었다.

막내아들이 저녁 먹은 게 부실했는지 노릿 노릿한 통닭 한 마리 생각난다며

살짝 아부 섞인 미소를 띠며 거실로 나온다.

아내 말이 걸작이다.

“야, 아빠 이제 실업자야” 기분이 더 우울해진다.

 

우리 모두는 어쩌다 한 번씩 이런 우울한 기분을 경험하게 되고 이는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다만 자신의 생활에 지장을 줄만큼 우울한 기분이나 수면장애 등이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에 해당될 확률이 높다.

건강문제, 퇴직 후의 진로 문제, 직장에서의 인간관계, 특히 경제적 문제가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이럴 때 대부분은,

특히 여성들의 경우 육아문제, 남편문제 등 문제가 있는 것은 알지만 커질 것이 두려워

눈 감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

타조다.

타조는 위험하고 어렵고 힘든 일이 생기면 머리를 모래더미 속에 콕 처박는다.

머리만...

 

생각은 기차와 같다고 한다.

그냥 놔두면 쭉 달려 나가게 되어 있는데 어떤 사람은 우울이라는 칸에 홀라당 올라탄다.

말 그대로 깊숙이 갇혀 버리게 된다.

약물치료도 받고 심리 상담을 병행하는 게 최선이다.

 

 

교수님 말에 이제 답이 생각났다.

난 아들 통닭 마음대로 시켜줄 정도로 살면 되겠다. ㅎ..

 

“진우야, 통닭 주문해라. 맥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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