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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들

2009년 새해 첫날

 

                                                                         - 데일리안 일출사진 - 

 

둘째 딸 다경이가 친구들하고 2008년 마지막 밤을 같이 보낸다고 집에 안들어 왔다.

중학생도 마지막이고 내일 고등학교 입학 오리엔테이션도 있고 그래서 친구집에서 자고 아침에 저희들끼리 해돋이 간다고 했다.

안된다고, 여자는 밖에서 잠을 자면 안된다고,

밤 12시 까지는 꼭 들어오라고 집사람이 몇차레 이야기 했는데도 새벽2시가 넘도록 결국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정말 속 상했다. 왜 그렇게 말을 듣지 않는지 ? 이번에 여고도 겨우 들어간 애가... 앞으로 커서 어떻게 될려고 하는지

생각만 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그래도 요즈음은 헬스크럽도 다니고 제대한 4촌오빠한테 수학도 배우고 해서 좀 나아졌나 싶었는데..

기분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 부모로서 산다는 것이 요즈음 좀 힘들다는 생각이다.

 

큰 애는 지 방에서 공부를 좀 하고 나오더니 인터넷하며 텔레비젼을 계속보고 있다. 언 놈하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안보인다.

시끄러워 방에 들어오니 자다 일어난 마누라가 영화를 보고 있다.

'효자동 이발사'라는 전에 본 영화다. 약간 신경질적으로

그만 끄고 자자고 하고 아침에 눈을 뜨니 6시30분, 오늘 일출이 7시 40분이라 서둘러 준비해서 돈달산 해맞이에 나섰다.

 

올해 대학 수능시험을 치는 큰애랑 진우 이렇게 넷이서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제법 쌀쌀한 날씨,  코끝이 아려오고 귀가 시럽다.

 

많은 시민들이 벌써들 해맞이 하려 올라들 가고 ... 늦게 일어난 관계로 속력을 좀 냈는데 막내 진우가 속이 안좋다고 해서 조금

쉬였다가 올라가곤 하였다.  등산은 처음의 페이스가 중요하다는 것을 잠시 잊고 급히 서두른 것이 잘못이였다.

 

금방 좋아져서 정상에 올라보니 해오름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다. 소망풍선을 구할 수 없어 마침 두개를 가지고 있는 아주머니에게

가서 염치불구하고 하나만 달라고 부탁했다.

 

애가 고3이라고...애처러운 표정으로...

 풍선을 하나 주면서 그 아주머니 왈.. 올해 시험 꼭 잘치라고 한다.  고맙다.

 

멋진 해가 솟아 올랐다.  처음에 올라오는 모습이 뭐랄까, 새색시 수줍은 볼 짝처럼 발그스럼한 것이 살짝이 고개를 내밀었다.

디카를 가져가지 않아 휴대폰으로 찍어려고 하였지만 잘 되지않아 포기,

 

현경이는 풍선을 날리고.. 나도 현경이 수능 대박과 아버지와, 장모님, 그리고 아이들과 집사람, 나의 건강과 승진에대한 염원을

간절히 빌었다.

 

새해에도 2008년처럼 정말 아무런 일없이 모든 것이 잘 풀렸하면 하는 ,

우리 고생하는 큰 딸 대학시험 잘 치는 것이 가장 큰 일인 금년이다.

 

내려오는데 막내 진우가 방정맞은 소리를 해서 속이 상해 얼굴을 한번 지어 박았다.

아무리 농담이라지만 '큰 누나 수능 망쳐라 했단다'  금방 취소 했다.

 

문창고등학교에 내려오니 점촌3동 새마을 협의회에서 떡국을 준비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줄을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줄을 서서 기다렸다가 배식을 받아 맛있게 한 그릇씩을 먹고...

 

날씨도 추운데 동사무소 직원들하고 새마을지도자 분들이 많은 고생을 하셨다.

이런 봉사하는 많은 분들이 있기에 삭막하지만 그래도 우리네 삶이  온기가 느껴지는 사회가 아닌가 싶다.

정책기획단에 근무하는 임계순씨와 강선희씨, 그리고 회계과 서옥자씨가 코가 빨개져서 떡국을 한 그릇씩 들고 들어왔다.

 

현경이가 다경이가 뒤에 왔다고 해서 돌아보니 뒤에 엉거주춤 서있다.  밉지만 어쩌랴, 전화를 하니 받지 않는다.  

외갓집에 와서 진우를 내려놓고 현경이랑, 다경이 데리고 아파트로 왔다. 

 

아무리 새해 첫날이라지만 .. 다경이는 나와 집사람에게 한 대 쥐어박혔다.

그래도 반성하는 기색도 없고.. 지 방에 들어가더니 오후 3시까지 나오지 않고 잠만 잔다. 정말 속이 다 썩는다.

 

내가 먹고싶어 통닭을 한마리 시켜 나와서 먹으라 해도 안나와 몇개를 방으로 가져다 주었다.

새해 첫날부터 아이를 나무라서 하루종일 마음이 영 좋치않았다.

 

집사람이 숯가마 가자고 해서 준비하는데 전화가 왔다. 휴대폰 번호를 보니 시청,

경제교통과에 근무하는 홍종선씨 인데 내가 오늘 당직이란다. 정말 깜빡 잊어먹고 있었다. 정신하고는...

부랴부랴 준비해서  당직실에 나왔다.

 

사무실에 올라가 있는데 이번 인사에 우리 부서에 같이 근무하던 최정현씨기 새마을체육과로 발령이 나서 책상정리하려 나왔단다.

속이 많이 상해 있고..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 같아 그만 두었다. 공무원들의 말 못할 서글품  인사 !

집사람도 이번 인사에 경제교통과에서 종합민원실로 발령이 났다. 6급 승진하고 아직 자리가 없어 무보직이지만 만족한다.

 

                         -  새해에는 너무 서두러지 않고 좀더 마음을 너그럽게 써도록 하겠다.

                             - 너무 잘난 척 하지않고 다른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지도록 노력하겠다.

                                   -  영어회화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고 건강을 다지는 한해가 되도록 하겠다.

                                         - 가족을 더 사랑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도록 하겠다.

                                             - 술을 완전히 끊는 한 해가 되겠다.

 

                 이 모든 것을 빌어본다.

                 당직실 방바닥에 엎드려 ,    새해 첫 날밤에   독수공방 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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