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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마흔 아홉번째 생일

2010년 음력 정월 십삼일,

내 나이 마흔 아홉번째 생일이다.

 

나이를 먹는 다는 것, 사십대를 보낸다는 것, 소 띠인 나는 올 해가 삼재가 나가는 해라 모두들 조심하란다.   

미신을 믿던 안 믿던 조금은 신경이 써인다.

 

결혼하고 번듯하게 해 놓은 것 하나 없고 마누라 속만 많이 썩인 것이 항상 미안하다.

그래서 바람은 안 피운다.

 

새벽에 잠이 깨여보니 집사람이 생일상 차린다고 부엌에서   달그락 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겹게, 달그락, 달그락...

새벽 5시 30분...

 

이불을 뒤집어 쓰고 돌아가신 엄마 생각을 했다.

오랜 심장병으로 긴 세월 고생만 하시다 돌아가신 엄마,

 

아주 오래 전 초등학교 시절,  1월 13일인데도 엄마가 내 생일상을 차려 주지 않는 것이였다.

작은 형 생일에는 고기국도 끓여주고 김도 꿉고 했는데 밥상에는 평소에 먹던 그대로 였다.

 

숟가락을 내 팽개치고 소리소리 지르며 물에 빠져 죽는다며 앞 냇가 용추계곡으로 뛰어갔다.

엄마 , 형들이 모두 따라와 말리고..

 

생일은 양력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음력으로 하는 것을 모르고

양력 1월13인데 생일상 차려주지 않는다고 그 난리를 피운 것이였다.

 

한살, 두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생일날이 되면 항상 그 때 엄마에게 땡깡 피웠던 그 생각이 난다.

 

엄마는 지금 안 계시만...

 세월의 무게가 조금은 느껴지는 내 모습

 

한상 가득 받았다.

생전 처음 먹어 본 음식인. 월남쌈도 있었다. 연어 스테이크,

그리고 소 갈비, 새우튀김, 요즈음 열심히 배우고 있는 야채 샐러드 등등등

 

집사람의 정성이 그대로 전해져 와 가슴이 짜~안 했다.

더 잘해야지...

무엇보다도 제일 큰 선물은 우리집 기둥인 큰 딸 현경이의 편지,

 

대 놓고 말은 안해도

아빠를 자랑스럽게 친구들에게 이야기 한다고 했다.

 

출근해서 사무실에서 직원들한테 큰 소리로 읽어 주고 주머니에 넣어 가지고 다니며

글쎄 우리 딸이 하며...

자랑을 한참했다.

 

너무나 소중하고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

더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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