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 가족

현경이 취재기사 5

인터파크도서 북&

[현장스케치] 현명한 여자들을 위한 남자정복매뉴얼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를 통해 80만 여성 독자를 사로잡은 남인숙 작가. 그녀가 이번에는 여자들의 영원한 숙적이자 파트너, ‘남자’에 대한 심리분석에세이를 내놓았다. 출간하자마자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꿰찬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의 저자 강연회가 지난 4월 5일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에서 열렸다. 남녀 구분할 것 없이 많은 독자들이 남인숙 작가의 강연을 듣기 위해 하나 둘씩 강연장으로 모여들었다.

 

 

↑ 강연장 입구에 위치한 배너(왼쪽)와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

 

강연시간이 조금 넘어서 남인숙 작가가 “퇴근시간이라 차가 밀려 조금 늦었다”고 말하며 급하게 강연장으로 뛰어 들어왔다. 작가는 자신의 강연을 찾은 독자들을 한 번 둘러보고 웃으면서 “책을 출간한 이후 많은 강연회를 가졌지만 오늘처럼 남자가 많이 온 강연은 처음”이라고 말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한’ 여자들에게, 남자와 함께하기로 결정한 여자들에게 남인숙 작가는 “남자를 이해해야 한다”고 전한다. “남자는 자신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욕구가 낮다. 그리고 여자들 역시 남자들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하다. 하지만 여자가 한 남자와 함께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남자들 다루는 ‘기술’, 혹은 ‘지혜’를 쌓을 필요가 있다”

 

↑ 인사말을 건네는 남인숙 작가

 

남인숙 작가는 “남자는 남자로 길러진다”고 주장한다. 작가는 “아이가 엄마가 상호작용을 할 때 남녀 평등을 추구하고 그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부모조차도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성별에 따라 다르게 대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을 때 여자 아이의 경우 엄마는 품에 안고 울음을 그칠 때까지 달랜다. 하지만 남자 아이의 경우 엄마는 “남자가 이런 일로 눈물 흘리면 안 된다”고 말하며 다그친다. 작가에 말에 따르면 이러한 과정 속에서 남자는 스스로의 감정을 숨기는 법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그렇게 자라난 남자들의 목표는 ‘남자답게’ 사는 것이며, 그들은 ‘내가 남자다’라는 확신을 얻기 위해 질주하며 살아간다. 

 

작가는 그러한 남자들을 이해하는 단 하나의 열쇠를 ‘자존심’이라고 설명한다. “예를 들어보자. 흡연자에게 담배를 끊으라는 말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되레 그것은 그의 정체성에 굉장한 상처를 남긴다. 내 남자가 흡연하는 것이 싫다면, 그들에게 ‘요즘 잘나가는 남자들은 담배를 피지 않는다더라’라고 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남자들에겐 ‘자존심’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 강연 중인 남인숙 작가의 모습

 

남인숙 작가는 ‘자존심’이라는 키워드로 남자를 이해할 때 “나쁜 남자는 없다”고 주장한다. 잘난 남자와 못난 남자가 있을 뿐. 남자가 나쁜 남자가 될 때는 자신의 남자로서의 정체성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질 때, 즉 못난 남자가 될 때이다. 남자들은 무능한 남자가 되느니 나쁜 남자가 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고통스러우면 자신의 잘못을 남에게 전가하려는 성향이 강해진다. 남자에게 ‘무능해진다’라는 것은 자존심을 해치는 큰 고통이며, 그 잘못을 자신의 가까이에 있는 존재, 자신의 여자에게 지우려고 한다. 그 때문에 ‘나쁜 남자’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남인숙 작가는 이런 남자들에게는 확실히 ‘불쌍한 면’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남자들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감정을 숨기는 방법을 배운다. 따라서 감정을 표출하는 데 익숙하지 않고 ‘여자를 자신의 거울로 생각’하게 된다. 남인숙 작가는 이러한 사실을 남편과의 대화에서 깨달았다고 했다. “남편은 항상 팩트(fact)만을 전달한다. 가령 ‘오늘 회사에서 이런 일이 있었다’라고 남편이 객관적인 사실만을 말해주면, 내가 그 사실에 대해서 ‘그랬어? 정말 화났겠다, 정말 슬펐겠다’ 등의 반응하고 있더라. 남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해석하지 못한다. 자신의 말에 반응하는 여자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

 

 

↑ 강연을 듣고 있는 남녀 독자들의 모습

 

남인숙 작가는 여자들에게 “남자의 말에 동의하라. 그리고 당신 마음대로 해라”라고 충고한다. “남자들이 흔히 이상형으로 언급하는 ‘착한 여자’는 ‘나를 진짜 남자라고 느끼게 만드는 여자’를 의미한다. 그들은 자신이 거절당하는 것, 남자로서의 정체성이 인정받지 못하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일단 그의 말을 들어주면서 남자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그리고는 당신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 

 

강연이 마무리에 다다르자, 강연장의 앞에 마련된 큰 화면에는 활짝 웃고 있는 브래드 피트의 사진과 함께 ‘그래도 남자는 귀엽다’라는 문구가 나타났다. 남인숙 작가는 웃으면서 “제가 이렇게 남자는 자존심 밖에 없고, 남자가 불쌍하다고 말하고 다니니 그저 남자를 비방하는 것처럼 느끼는 분들이 많다. 그러나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 것이 아니다. 그래도 어쨌거나 여자들은 이 ‘귀여운’ 남자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 하고, 서로가 만족스러운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남자를 제대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라고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 했다. 작가의 말을 경청하던 독자들은 웃음을 터뜨리며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독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 독자의 질문에 답하는 남인숙 작가

 

Q. 이렇게 남자에 대해 알게 되어도, 실제로 적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을 때가 있다. 실제로 남자들과 잘 살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내가 직접적인 도움은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여자들이 남자들을 이해할 수 있고, 그에 따라 변할 수 있는 계기를 찾을 수 있었으면 한다. 남자도, 여자도 변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고 많은 인내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변화의 계기가 중요한 것이다. 여자가 이것들을 깨닫고 남자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

 

Q. 잘난 남자와 못난 남자를 구분할 수 없어 연애에 번번히 실패하고 있다. 잘난 남자를 구분하는 팁을 좀 알려달라.

 

사실 나는 연애 전문가는 아니다.(웃음) 그래도 상담과 관찰 결과에 따르면 여자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더라. 자존감은 자신감과는 다른 것이다. 자신감이 ‘난 이 일을 할 수 있어’라면 자존감은 ‘내가 이 일을 못해도 난 가치 있는 사람이야’라는 자세다. 먼저 자존감을 키우기를 바란다.

 

질의 응답시간이 끝나고, 공식적인 강연이 마무리 되었다. 그러나 아쉬움이 남은 독자들은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독자들은 남인숙 작가에게 <어쨌거나 남자는 필요하다>의 첫 장을 내밀며 사인을 부탁했고, 그 중에는 개인적인 고민을 작가에게 털어놓는 사람들도 있었다. 작가는 성원에 대한 감사의 표현으로, 끝까지 웃으면서 독자들을 대해주었다. 이렇게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 날의 강연회는 마무리되었다.

 

↑ 강연을 마무리하는 남인숙 작가

 

↑ 남인숙 작가가 인터파크도서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



사진제공: 동국대학교 중앙도서관

 

by 글/사진 인터파크도서 북& 7기 이현경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명의 사람을 만나고, 만 잔의 술을 마셔라.' 앞이 컴컴하기만 했던 재수시절, 늦은 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누군가의 목소리가 이렇게 충고했습니다. 대학생이 되면 꼭 실천하겠노라 다짐한 지도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책, 사람, 술. 이들과 함께 타인과 함께 고민하고 느끼며 나 스스로를 발전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2년 어버이날  (0) 2012.05.08
백 모란  (0) 2012.05.01
진우 중간고사 시험준비  (0) 2012.04.21
현경이 인도여행기   (0) 2012.03.30
결혼 22주년 기념일  (0) 2012.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