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연수 들어가면서 아내하고 얘기를 했었다.
어디 조용한 데 한번 다녀오자고...
41년 동안 고생한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랄까?
8년전인 2013년도에 갔었던 백령도가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문득문득 생각나곤 했었다.
두문진 포구의 허름한 횟집들,
때 묻지 않은 정겨운 사람들,
"여긴 양식고기 한 마리도 없어요.
육지 고기 가져오려면 배 운반비가 더 나와요,
다 자연산이죠,
실컷 드세요"
성게며 우럭이며 정말 싱싱한 그 맛을 잊을 수가 없었다.
손에 닿을 듯 코 앞에 있는 북녘 땅,
북한 어장에 새까맣게 출몰해 고기잡이하는 시커먼 중국어선들,
천안함...
까나리 액젓,
그리고 반냉면....
인천에서 7시 50분에 출발하는 하모니 플라워호라
문경 집에서 늦어도 새벽 4시에는 출발해야 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부지런히 준비해서 인천 여객터미널에 도착하니
아뿔싸,
백령도 날씨가 안개 때문에 출항여부가 불투명하단다.
이런 낭패가 있나...
일단 11시까지 기다려 보라 해서 기다렸더니 운행 통제가 떨어졌단다.
내일도 출항여부를 알 수가 없단다.
어떻게 하나,
고민하다 이왕 나선 길,
내일까지 기다려 보기로 하고
예정에 없던 인천시내 구경을 하기로...
"햇살 고운 아침에
오후의 쓸쓸한 바람을 알지 못했고
준비 없이 나선 길에 소낙비를 만났다면
그것이 인생이 아니겠습니까?" ㅎㅎ..
.
.."
인천 어시장에서 문어랑 갑오징어를 삶아 맛있게 먹고
집사람은 이곳이 처음이란다.
공화춘 짜장면이 맛있다고 해서 코스요리를 주문했는데
맛은....글쎄요다.
짜장면과 탕수육은 문경 영흥반점이 최고다.
젊은 아이들 세상이다.
에고,
꼰대 소리 듣겠다.
다음날,
문자가 왔는데 예정시간에 출발을 하단다.
얼씨구!
멀미를 걱정했는데 미동도 없이 파도를 헤쳐 나간다.
네 시간 만에 도착,
조금은 지루하고...
뭔지는 모르겠는데 반찬도 간이 딱 맞고
맛이 있었다.
까나리 액젓으로 간을 했단다. ㅎ..까니리, 멸치랑 비슷하다.
모래가 부드러우면서도 단단하다.
군 비행장으로 쓰였을 정도란다.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워진 장로교회란다.
이 먼 섬에...
서해의 해금강,
유람선을 타야만 이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백령도의 백미다.
여군 같네.. 포스가
내 얼굴이 너무 커..
8년 전 왔을 때 가장 좋았고
기억에 남아 있었는데
많이 좁아져 있었다.
또 일이 생겼다.
2박 3일 중 백령도에서 1박 2일 하고 대청도로 넘어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파도가 높아 배가 운행을 안 한단다.
난 백수라 관계없는데
집사람이 출근해야 되어 걱정이 많다.
더욱 중요한 게
내일도 배 운항 여부를 알 수 없다는...
사실 난,
집에 화분 마를까 봐 그게 더 걱정인데...
집사람보다 ㅎ
여기는 사곶해변,
여기저기를 다시 한번 둘이서 돌아보았다.
어제와는 또 다른 느낌
솔직히 얘기하자면
두문진 포구를 보고 크게 실망했다.
예전의 그 모습들은 다 어디로 가고
육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철콘 콘크리트 건물에
똑같은 횟집들,
간판도 똑 같이...
도시재생이란 명목으로...
백령도만의 특색을 살렸어야 되는데..
안타까웠다.
자두리 해변
양쪽으로 산 줄기가 바람을 막아주는 병풍이 되어준다.
수심이 완만해 가족단위 피서지로
참 좋겠다는 생각이다.
거대한 절벽 표면에 물결무늬가 보인다.
모래가 바람에 날려서 조성이 된 곳이란다.
사구에 낙타를 몇 마리 가져다 놓았고...
생각이 좋다.
다시 바람이 좀 분다. 비도 내리고..
이제 배 타고 인천 나가야 되는데..
아이고, 엄마야
올 때는 그렇게 미끄러지 듯 잘도 오두만
이게 웬일,
엄청나게 출렁이는데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배 난간 붙들고 통사정을 했다.
집 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고...철의 여인이다.
그래도 잘 참았고..
몇 시간 죽는 줄 알았다. ㅠ..
백령도에 미안하지만
환경정비가 좀 필요하다.
도로 곳곳에 버려져 있는
흉물들...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처음 가본 대청도,
깨끗하게 정비를 참 잘하고 있었다.
관심을 가져야 된다.
다음에 대청도만 1박 2일 코스로 다시 가기로
집사람과 약속하고..
아 참,, 팁 하나,
백령도는 가을에 가야 운행 통제가 잘 없답니다.
비와 태풍이 없어서...
너무 길었죠?
시간이 없어서 그냥 듬성듬성 사진만 올렸네요.
2박3일 계획으로 떠난 공로연수 기념여행이
4박5일이 되었습니다.
알 수 없는 게
역시,
인생인거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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