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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

결혼 22주년 기념일

 

3월 25일,

우리 결혼 22주년  기념일이다.

 

축하 장미 22송이

 

23일이 다경이 생일이였는데 가족들 모두 잊어먹어 버렸다.

 

이런일이 한번도 없었는데,

특히나 아이가 처음으로 집 떠나 객지에 나가 혼자 있는데...

에고,

마음이 좀 짜~안하고...

 

집사람은 현경이가  문자해서 알았단다.

 

현경이는 엄마가 당연히 알고 있겠지 싶어 아침에 전화안하고

 다경이한테 낮에 축하메세지 보내고나서

엄마한테 연락 했단다.

 

현경이 한테 보낸 다경이 답장이

"꺼져"

였단다.

 

열 받았는가 보다.

 

저녁에 집에 돌아와 다경이 한테 문자 보냈다.

 

" 생일인데 미역국도  못먹었지?

이 서러움을 다 어찌할꼬?,

 

답장도 없다.

 

한 밤에 지엄마하고 다경이 통화 내용

 

"엄마 내 생일 잊어먹었지?"

"아냐, 알고 있었어"

 

"뭐 솔직히 말해' 몰랐잖아?"

"야, 딸내미 생일을 엄마가 왜 모르냐?"

 

발뺌하기에 집사람 정신이 없다.

내가 옆에서 큰 소리로 떠들었다. 다경이 다들리게,

 

"다경아, 엄마 니 생일 잊어먹고 몰랐단다"

 

그 때 나도  얼른 생각나는 것이 있었다.

내일 모레가 우리 결혼기념일이란 것을...

 

24일 저녁,

요즈음 보는 유일한 프로인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 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어릴 때 잃어버린 자식을 이 날 방송에서 어렵게 찾게되고

 

말없이 흘리는 아버지의 눈물에 나도 같이 눈물 흘렸다.

나도 세아이를 키우는 사람이라

자식이 참 뭔지...

 

드라마가 끝나고나서 집사람에게

 

"이번 결혼기념일은 그냥 넘어가야겠다. 지난번에 지출도 많고...

해마다 내가 챙겼어니 올해는 넘어가자" 했다.

 

집사람 왈

" 아니 작년에 제주도 윗세오름갔다 온거는 내 카드 포인트로 갔다 왔는데.."

 

무슨 말이냐?

하는 표정이다.

 

그렇지, 지난해에는 내가 몸만 따라다녔고, 자동차 키지갑 하나 사주었을 뿐이다.

 

얼른 시간을 보니 9시 15분,

가볍게 생각했는데 큰일났다.

 

이거 그냥 지나갔다가는 몇날 며칠을 시달릴것 같은 생각이 물밀듯이 밀려오고...

 

궁리끝에

"삼푸하고 린스 좀 사오께"하고

감기기운에 으슬으슬한 몸을 끌고 집을 나섰다.

 

와코루 대리점에 가니 막 셔텨를 내리는 중,

 

오래전에  속옷 사다주고 비싼 거 사왔다고 엄청 혼난일이 있어

더러워서 다시는 안산다고 맹세하고

 몇년동안 속옷은 한번도 사준적이 없었다.

 

그러나 교육기간 중에 합숙도 많고

특히나 여자는 속옷이 품위가 있어야지 싶어

 사이즈(?)를 이야기 하고 제일 좋은 것으로 하나 준비했다.

 

색깔이 고상한 것이, 봄 분위기가 물씬...

 

치장을 잘 안하고, 보석이 거의 없는 집사람에게 팔찌하나 사줘어야지 싶어

삼성당을 보니 불이 꺼져있다.

 

얼른 위에 있는 '미니골드'가게로 가니 여기도 문이 닫겨있다.

 불은 있는데..

 

두드리자 카운터에서 아가씨가 얼굴을 내민다.

가게문을 닫으로고 하고 있었다.

 

내 맘에 더는 팔찌하나를 예쁘게 포장하고..

 

 

가만있자,

꽃을 사야 되는데 꽃집이 어디 있더라?

중앙병원 옆으로 가자 문이 닫겨있다.

왜 이렇게 일찍 문을 닫지?

 

동아문구사 옆에 하나 있었던거 같아 쫓아가보니 꽃집이 없다.

 

꽃동네 직매장이 생각나서 얼른 전화하니 가게 문닫고 집에 와 있단다.

 

 

벌써 9시 45분,

 

삼푸사러 슈퍼 간사람이 올 시간은 벌써 지나 버렸다.

 

지금 좀 나와서 장미 22송이만 포장해 달라 부탁하고

시청앞으로 갔다.

 

차에서 내려서 보니

어라, 가게가 이전을 했네.

 

'위로 계속 올라 오세요.'

이렇게 표시가 되어있어 가까이 있겠구나 했는데

 이런 젠장 '

고속도로 IC입구까지 계속 올라간다.

 

바람은 씽씽불지, 눈발은 날리지,

 오한이 으쓱으쓱 들고...

 

가게문을 열고 들어가자 주인아주머니, 깜짝 놀라며

"아니 어디 아프세요?. 얼굴이 하얗내요?"

 

거산슈퍼에 들러 삼푸를 사는데 전화가 온다.

집,

 

슈퍼에서 아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 하고 있다. 했다.

가게문이 바람에 날라가 버렸단다.

큰일날뻔 했다.

 

이걸 집사람에게 안보이게 가져가야 겠는데...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문 안쪽에 살짝 밀어 놓아 은폐를 잘 시켰다.

 

낮에 시내운전 연습하며 집사람에게 하도 마니 잔소리를 듣고 찬바람을 맞아서 그런지

몸이 좋치않아 먼저 잠자리에 들었다.

 

깨어보니 새벽4시,

진우 잘 때 보려고 찜해 둔 '스파르타쿠스'를 1시간 보고 편지지를 꺼내

집사람에게 고마움을 몇자 적었다.

 

하트 잘 못 그렸다고 또 혼나고..

 

요즈음 집사람은 정말 열심이다.

 

그동안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해  자기계발할 기회가 업어

마음이 마니 아팠는데

 

책을 들고 있는 것을 보니 내 기분이 그렇게 좋을 수 없다.

난 진우 중학수학을 모르겠는데 집사람은 잘 푼다.

영어문법도 정말 많이 알고...

 

다경이를 비롯해 현경이, 진우, 나, 집사람,

 모두 올 한 해를 공부하는 해로 정했다.

영어회화 하나는 어떻게든 좀 해보자고 집사람과 굳게 약속하고...

배낭여행,

 

난 아내와의 결혼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매사에 소심하고 잘 삐지고, 건강도 안좋은 나로서는...

 

내 표정만 봐도 집사람은 내 속을 다 들여다 본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오늘도 아내가 차려준 아침밥상에 매번 감사하며

그렇게 행복을 찿는다.

 

"뭐야 와코루 사지 말랬잖아?"

아침에 일어나 거실의 선물세트를 본 집사람의 첫마디,

 

"색깔은 이쁘고 사이즈는 맞구만..."

" 이거 팔찌 비싸잖아?". 어떻게 하는거지?..."

 

집사람 팔목에 찬 팔찌, 예뻤다.

선물 안 했어면 클 날뻔 했다.

 

"에이 "

오늘 또 도로운전 연수 하면서 욕 엄청 먹었다.

코너 하고 후진, 주차 잘못한다고,,

 

난,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아주 가끔....

 

건강해, 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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